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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학교서도 버림받은 미혼모들, 애란원서 홀로서기 꿈꾸다-조선일보 프르미엄 기사 20151106

  • kjh
  • 2015-11-07 10: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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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학교서도 버림받은 미혼모들, 애란원서 홀로서기 꿈꾸다]

조선일보 2015년 11월 6일자

- 55년간 5740명 거쳐가
"아버지·남자친구의 손찌검, 학교 친구들까지 수군수군…
이젠 아이 키우며 공부… 다른 미혼모들도 돕고싶어"
애란원, 교육·탁아실 신축… 임시거처 보증금 등 부족


"저도 이제 다른 아기들의 엄마가 되어줄 거예요."

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미혼모자(母子) 시설 '애란원'에 간식거리를 한 아름 사 들고 손님이 찾아왔다. 2012년 이곳에서 딸을 낳은 정모(22)씨였다. 정씨는 최근 한 의류회사에 취업해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이날 정씨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4년 전 정씨는 세상의 근심은 다 짊어진 듯한 표정을 하고 애란원을 찾았다. 고등학교 2학년 만삭(滿朔)의 몸이었다. 당시 그의 부모는 이혼하고 각자 재혼한 상황이었다. 임신 5개월 정씨를 받아주는 곳은 애란원밖에 없었다.

미혼모들의 ‘엄마들’- 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미혼모자(母子) 시설 ‘애란원’에서 강영실(오른쪽에서 셋째) 원장과 아기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애란원에 사는 미혼모들은 인터뷰엔 응했으나 얼굴이 공개되는 건 원치 않았다. /이태경 기자


애란원은 1960년 미국 선교사 고(故) 반애란(미국명 엘리너 반 리롭·1921~2015) 여사가 갈 곳 없는 미혼모들을 돌보기 위해 세웠다. 애란원에는 현재 임신·산후 조리 중인 미혼모 32명과 그들의 아기 10명이 살고 있다. 대다수가 가정에서 환영받지 못한 채 배 속의 아이와 밖을 떠돌다 이곳을 찾아온 이들이다. 이렇게 55년간 애란원을 거쳐 간 미혼모가 5740명. 애란원에 보육시설을 설치한 2000년 이후 이곳에서 태어난 아기는 1514명이나 된다.

5개월 된 딸과 함께 애란원에 살고 있는 박모(19)양은 제빵사가 꿈이다. 쉬는 시간마다 탁아실에 맡겨 놓은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직업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임신 사실을 가족에게 알릴 수 없었던 박양은 입소 전엔 출산 때 쓸 병원비를 모으느라 매일 쫓기듯 살았다. 그는 "임신 7개월 때까지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창 입덧할 때는 햄버거 냄새 때문에 너무 괴로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음 달 출산 예정인 강모(18)양은 자기가 임신한 걸 두 달 전에야 알았다. 몇 달간 몸이 이상해 '몸살이려니' 하고 병원을 찾은 강양은 아기를 가졌다는 의사 이야기에 놀라 주저앉을 뻔했다고 한다. 수군거리는 학교 친구들보다 넌지시 자퇴 얘기를 꺼내는 선생님이 더 원망스러웠다.

강양은 "애란원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나도 아이를 낳고 축하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임신 6개월 김모(17)양은 집에서는 아버지의 폭력에, 집 밖에서는 남자친구의 손찌검에 시달렸다. 최근 애란원에 들어온 김양은 "폭력을 당할 때마다 아이가 어떻게 될까 불안했는데 이제는 안심"이라며 배를 쓰다듬었다.

벼랑 끝에 몰린 '어린 엄마'들에게 애란원은 엄마와 언니가 되어줬다. 매년 400명 이상 몰리는 후원자·자원봉사자와 직원 10여 명이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탁아실에서 아기들을 돌보는 조상희(60)씨와 아기 엄마들의 밥을 차리는 이경희(49)씨는 미혼모에겐 친정 엄마 같은 존재다. 조씨는 그동안 돌봤던 200명이 넘는 아기의 이름과 생일, 엄마 이름을 빼곡히 적어 벽에 붙여 놓았다. 조씨는 "최근 한 미혼모가 가정을 꾸린다고 청첩장을 보냈는데 내 딸이 결혼하는 것처럼 설렌다"고 했다.

애란원 미혼모들은 2010년 애란원 건물 3층에 위탁형 교육시설 '나래대안학교'가 들어서면서 공부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학교 과학교사 이시은(44)씨는 "불룩한 배를 받치고 수업을 듣거나 한쪽 팔에 아기를 안고 다른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다"고 했다. 나래대안학교를 졸업한 60명 중 3분의 1이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했다.

미혼모들이 애란원에서 받은 사랑은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로 나타났다. 2004년 이곳에 입소한 미혼모 중 70%가 결국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 보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2014년 입양 비율은 30%로 떨어졌다. 애란원은 오는 11월 지은 지 33년이 돼 낡을 대로 낡은 지금 건물을 허물고 신축에 들어간다. 신축 공사비와 완공 때까지 임시로 미혼모들이 머물 공간을 얻을 보증금 등으로 6억여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1 8년 동안 애란원을 지킨 강영실 원장은 "애란원을 찾는 우리네 딸과 아기들에게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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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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