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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는 아이들①]미혼모 B양은 왜 A군을 버렸을까-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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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19 15: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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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는 아이들①]미혼모 B양은 왜 A군을 버렸을까
뉴시스 | 기사입력 2008.05.19 09:23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가정(家庭) -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공동체. 국어사전의 가정에 대한 정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척박한 복지시스템과 사회적 편견들은 이같은 가정을 꾸리는 일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 중심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미성년 미혼모와 그 자녀를 둘러싼 양육문제, 그리고 입양(入養)과 파양(罷養) 제도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가 큰 몫을 차지한다.


메디컬투데이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상의 미혼모 'B양'과 그녀의 아들인 'A군'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이들이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지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B양은 18세에 A군을 출산한 전형적인 미성년 미혼모다. 미성년 미혼모인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시설에 입소, 출산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결국 A군을 낳아 기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많아 결국 포기하게 된다.

B양은 어떤 어려움으로 인해 양육을 포기하고 A군을 입양보낼 수 밖에 없었을까. B양이 고통과 A군의 험난한 입양과 파양의 과정을 따라가보자. < 편집자 >

◇ B양의 가출과 미혼모, 그리고 A군
11살이 넘으면서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B양. 결국 13살에 가출을 시도, 15세에 첫 성경험을 하고 학교를 중퇴한 뒤 친구 소개를 통해 만난 오빠와 사귀던 중 16세에 첫 임신. 낙태를 하려 했으나 너무 늦어 결국 17세에 임신 7달인 상황에서 그녀와 같은 이들을 위한 시설에 입소했다.

이같은 그녀의 행로는 미혼모들에게는 그리 특이한 것은 아니다. 2000년부터 2003년8월까지 미혼모들을 돕는 시절 중 하나인 애란원에 입소한 청소년 미혼모 308명의 입소 전 경험을 살피면 가장 평균적인 케이스다.

실제로 애란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미혼모 중 82.6%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바 있으며 87%가 13.9세에 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적인 첫 성경험 연령은 15.2세이며 첫 임신 연령은 16.3세. 평균 17세에 본 시설에 입소했다. 또 입소시 평균 임신개월은 7.2달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녀들을 위한 시설은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자료에 따르면 2007년12월말 현재 미혼 임산부의 임신·출산을 지원하고 입양·양육 상담을 해주는 미혼모자시설은 25곳으로 2161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양육·미혼모의 주거를 제공하는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은 15곳으로 83명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설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운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출산을 앞둔 이들을 돕는 시설은 또다른 사회시설인 동방사회복지지설 에스더의 집 관계자에 따르면 한해 평균 230여명, 작년에만 215명이 찾아 왔지만 시청에서 보조해 주는 금액 이외에 지원금은 미비하기 그지 없어 미혼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 파악조차 불가능한 '미성년 미혼모'들
현재 우리나라에 B양과 같은 미혼모는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파악은 쉽지 않다. 미혼모라는 자체가 스스로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부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11개소에 입소한 미혼모 2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25세가 45.8%로 가장 많았으나 미성년자인 16~20세의 미혼모들도 31.5%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중 3명에 B양과 같은 미성년 미혼모인 셈이다.

게다가 '저출산 시대'라고까지 불리고 있지만 오히려 미혼모는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5년에는 미혼 모자가정은 9만1000여명이었으나 2000년에는 약11만8000명으로 2만7000여명으로 늘었으며, 2005년에는 약13만3000명으로 1만5000여명이 증가했다.

이 수치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미혼모들이 사회에는 존재한다. 미성년 미혼모일 경우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가족지원과 관계자 역시 "미혼모들은 자기 신고를 하거나 하지 않아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전한다.

일단 드러난 한부모 가족만 파악해도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에는 약 3000여명이 증가, 13만6000여가구의 한부모 가정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성부의 '미혼모 현황 및 욕구조사'를 근거로 10명중 3명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대입하면 약 4만1000여명 미성년 미혼모가 한부모 가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의 통계청 자료로 인해 드러난 미혼모들도 결국 자신이 키우기로 결정한 이들일 뿐 양육을 포기하는 미혼모까지 하면 B양과 같은 처지에 처하는 이들의 수는 짐작조차 어렵다.

역시 여성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 당시 양육을 선택한 이들은 31.7%, 즉 1/3에 불과하다. 즉 4만여명의 3배인 12만명이, 이에 더해 알려지지 않은 수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의 미성년 미혼모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 B양이 A군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러나 B양은 결국 아이를 기르는 미성년 미혼모이기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정불화로 인해 집에조차 돌아가기 어려운데다 학생신분을 포기하지 않으며 양육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B양과 같은 이들이 독립을 원한다 해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사실 많지 않다. 게다가 학업까지 포기하게 된다는 점까지 감안, 장래를 생각하면 아이를 키우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복지부 가족지원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B양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A군이 8살이 되기까지의 월 5만원의 양육비뿐이다. 이 외에 연3% 5년거치 5년상환 조건이라는 저리로 2000만원을 융자 받을 수 있으나 학생신분인 B양으로서는 이 금액으로 자립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시설에서 어느 정도 직업훈련 교육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시설의 프로그램조차 열악한 현 상황에서 B양의 가족이 받아들여주지 않는 한 혼자 힘으로 A군을 키우기는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B양도 스스로를 위해 학업을 마쳐야 한다.

여성부가 2005년 11개소 2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다시 살펴보면 미혼모들의 학력은 대학 재학 이상이 17.7%, 고등학교 졸업이 47%다. 약 35.3%가 고등학교 졸업조차 못한 이들인 셈이다.

A군의 친부와의 결합도 쉽지 않다. 다행히 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친부 확인 소송 등 법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헤어진데다 연락조차 잘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이 역시 여성부의 자료에 따르면 미혼모들 사이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상황이다. 미혼부와의 관계 중에서 결혼 예정인 경우는 단 6%, 여전히 교제중인 경우는 19.4%이며 가끔 왕래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하며 헤어진 경우가 62.1%로 절반을 훨씬 넘어가고 있다.

◇ 재정적인 지원만 있었다면...
입양을 선택한 B양도 마음이 괴롭다. 10여개월을 자신의 뱃속에서 기른 아이에 대한 애정과 기르지 못한 죄책감, 입양가정에 대한 불신 등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신의 장래 등으로 인한 마음의 혼란으로 인해 미혼모의 길조차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5년 여성부 자료에 따르면 입양을 선택하는 미혼모들은 68.3%. 그러나 이 가운데 미성년 미혼모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입양을 결정한 이들 중 46.1%가 가장 힘들어 하는 점으로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34.6%가 아이에 대한 미련을 들고 있다. 아이장래에 대한 불안감도 16.7%, 입양가정에 대한 불신도 1.3%다.

하지만 이들이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이유로 토로하는 것은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가 42%다. 아이를 장래를 위해서도 20.4%. 내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는 10.8%, 직장 또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8.3%에 불과하다.

이들은 또 재정적인 지원이 있다면 양육을 하겠다는 의사도 37.7%였다. 모르겠다는 답변이 37%, 아니라는 답변이 25.3%에 이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재정적인 지원만 있다면 아이를 기르고 미혼모의 길을 기꺼이 택할 것임을 전하고 있다.

B양이 입양을 택한 뒤 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아마도 퇴소후 귀가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그 후에는 복학, 또는 취업을 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실제로 여성부 자료에 따르면 57.8%가 귀가를 선택할 것이며 퇴소후에는 55.8%가 취업을, 13.8%가 복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B양의 '가시밭길' 인생은 계속된다
미혼모로서 낙인찍힌 B양이 사회에 적응,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거쳐가야 할 사회적인 냉대와 현실적인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7년 7월부터 12월까지 청소년 미혼모 63명, 미혼모시설 관계자 16명을 학교교사 252명, 학교사회복지사 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미혼모의 임신 당시 중고등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18명 중 1/3정도는 학교를 중퇴했으며 미혼모 시설에 서주하는 19세 이하 미혼모 중 71.4%가 이미 임신당시 학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이 원해서 학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63명의 청소년 미혼모 중 87.6%는 학업 지속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학교에서 알게 된 경우 이들 미혼모들은 학교에 다니기 더욱 어렵다. 학교 재학중인 18명 중 학교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경우는 1/3인 6명에 불과했지만 학교는 4명에는 휴학을, 2명에 대해서는 자퇴를 권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의 인식도 문제다. 약 50%에 달하는 학교의 교사와 32%의 학교사회복지사는 '임신 자체가 징계대상이 된다'고 답하고 있으며 교사의 75%와 사회복지사들의 52%가 '다른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하고 있다.

게다가 스스로도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인권위 자료 중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 사실을 친구들이 알고 있는 경우에는 거의 학업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대한민국 B양들의 인권은?
물론 B양이 계속해서 학업을 지속할지, 지속하지 않을지는 B양의 선택이다. 어려움을 감안하고서라도 대안학교 등을 통해 학업을 지속하고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성년 미혼모들의 인권조차 무시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은 분명하다.

애란원 한상순 원장은 "모든 청소년이 임신은 안된다는 논리보다는 청소년이 임신은 할 수 있으나 주위의 지원이 미비할 경우 본인의 학업성취 및 자립, 사회심리적인 발달단계에서 장애를 받기 때문에 본인을 위해서 임신이 예방돼야 한다는 관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행히 사회적인 여건이 미비하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혼모들의 양육 희망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4년에만 해도 5.8%에 불과했던 양육희망 비율은 1998년 12.1%, 2005년에는 31.7%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것이 현실이다. 친구에게조차 알리기 어려워하는 임신사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대안이 시급하다는 것은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B양과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 대한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민변광주전남지부 김상훈 변호사는 "임신한 학생은 학업중단과 낙태라는 양자택일의 상황을 강제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 변호사는 이어 현행 모자보건법에도 임신중절수술이 허용되는 경우는 신체적인 문제 등 일부에 속하고 있어 강제임신중절수술은 위법에 속한다며 학교 현장의 태도가 위법행위를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임신을 장려할 수는 없지만 임신중절 혹은 학업 중단 강제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인권운동가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임신중 출석 인정 및 휴학 가능, 혹은 대만의 출산휴가제 등을 국내에서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B양이 접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운암중학교 현병순 교사가 전하는 한 학생의 말이 여전히 이들 미혼모들에 대한 인식을 대변할 뿐이다.

"한 고등학교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화장실 변기에 아이를 낳았다. 학급친구들은 그때까지 그 아이가 평소때도 뚱뚱해서 의심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단지 저 애는 끊임없이 군것질을 한다고 여겼을 뿐이다."

이동근기자 windfly@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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